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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emic 시기의 우울증과 불안장애

Updated: Apr 25, 2022



“Double Depression”: 이미 지속되어온 우울증에 견디기 힘든 외적 상황이 더해져서 환자의 우울의 양상이 격심해지는 것을 두고 임상에서 의사나 치료사들이 하는 말입니다.


Pandemic이 아직도 강력히 전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이 시점, 우리는 이 COVID-19에 감염되지 않았으나 급격히 건강이 나빠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격리와 고립, 전염과 죽음에 대한 공포, 그리고 일자리와 돈에 대한 불안은 심리적으로 건강했던 사람들조차도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게 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계속 겪어오던 사람들의 경우는 우울과 불안, 공포의 정도가 개인 혼자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수 있습니다. 심한 공황장애를 앓게 되거나 우울과 불안을 견디지 못해 자살을 생각하고 행동에 옮기는 상황까지도 올 수 있습니다.


Pandemic 이라고는 하지만 정신건강 문제가 왜 그렇게 극심한 양상으로 진행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두 가지 측면에서 찾아보고자 합니다.

첫째, ‘고립 isolation’이 만들어내는 심리적 경향성입니다. 현재 전염을 막고자 외적, 물리적으로 사람 간의 분리와 격리를 시행하다보니 이는 우리 내면에도 분리와 고립의 상태를 만들어 냅니다. 이 내적 고립 inner isolation은 우리 자신이 기존에 가져온 생각과 감정, 경험 안에 갇히게 되는 상황을 초래합니다. 외부로부터의 객관적 관점과 정서적 에너지의 충전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기존의 믿음과 생각, 감정 상태를 반복하면서 부정적인 경향성은 증폭됩니다. 우울과 불안이 해소될 길 없이, 지금 뿐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거라는 감각에 사로잡히게 되고 심각한 우울과 불안은 심리적인 병증 뿐 아니라 신체적인 병증까지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접촉의 박탈 touch deprivation’이 갖는 영향력을 들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COVID-19의 전염을 막고자 사람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전염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타인’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이 증가되어 우리 스스로 접촉을 두려워하고 기피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악수하고 포옹하면서 인간적인 접촉 touch을 나눌 기회가 극적으로 줄어들고, 타인의 접촉이 발생한 곳은 엘리베이터 작은 버튼까지도 손이 닿는 것을 피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우리를 보호하려는 조치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접촉의 상실은 가장 일차적인 애착, 보호와 친밀함에서 오는 안정성을 약화시킵니다. 아이든 성인이든 이러한 접촉의 부족함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사람을 취약하게 만들어 발달이 지체되고 질병이 생겨나거나 정서적으로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초래합니다.

일례로, 1990년대에 루마니아에서 출산율의 급속한 증가와 함께 고아원으로 보내지는 아이들의 수 또한 가파른 양상으로 늘어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고아원이나 양육시설의 운영 인력은 한정적이었으니 많은 아이들이 양육자의 신체적인 접촉을 충분히 받지 못했습니다. 음식과 옷, 살 곳은 주어졌지만 인간적 접촉이 부족했을 때 아이들은 점차 말이 없어지고 표정을 잃었으며 관계에서 위축되고 기이한 반복동작을 보이는 등 발달 장애를 보였습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발달이 지연되었으며 인지기능의 저하가 두드러지고 심한 자폐증과 같은 양상을 보인 것입니다.

즉 접촉은 사람 간에 안정성, 애착과 보호의 느낌을 전달하는 일차적 근원이기에, 인간적 접촉이 줄어드는 만큼 심리적 어려움과 신체적 증상들도 경과가 나빠진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립과 접촉의 상실이 가져오는 영향을 인식하면서 우리 자신이 현재 이 pandemic 속에서 무엇을 겪고 있는지 보다 잘 분별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우리 주위에 생각나는 이들이 있고 그들이 겪고 있을 만한 상황을 마음에 그릴 수 있습니까?

그들의 상황이 심각할 수 있다고 느껴진다면 우리는 움직여야합니다. 여전히 물리적으로 다가가고 접촉하는 것은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삼가야 하지만, 여러 다른 방식을 통해 사람들과의 연결성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pandemic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은 간접적으로 서로를 만나면서도 매우 깊이 소통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여러 통신수단을 사용해서 영상통화를 하고 다양한 형태로 온라인 모임을 가지면서 서로를 확인하는 방법은 매우 효과적입니다. 또한 마음을 담은 글이나 영상물, 음악을 메시지나 카카오톡,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전달하는 방법 또한 이런 시기에는 예전과 다른 울림을 줄 수 있습니다. 주위에 심리적 고립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가 있다면 이러한 방법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습니다.

또 그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로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우울과 불안 속에서 객관적인 사고능력이 많이 저하되고 정서적으로 짓눌려 있는 사람들에게는 심리적인 지원 뿐 아니라 경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들을 알려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스스로는 그런 정보를 찾아보려는 의지조차 사용하기 쉽지 않고 정보의 부족은 불안과 우울을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머지않아 전 세계의 응급상황이 서서히 종료되는 시점이 찾아올 때 우리는 사랑하는 친지와 동료들 또한 고난을 극복하고 얼굴을 마주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 전염성 질환이나 그것이 불러온 슬픔과 공포에 파괴당하지 않고 잘 견뎌내어 모두가 다시 일상을 함께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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